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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할로윈 드림합작

샤비님 2019. 10. 31. 13:10

10월의 마지막 주, 월요일 아침에 사오토메 학원의 모든 학생 앞으로 수상한 초대장이 도착했다. 요상한 글씨체와 문체는 딱 한 사람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매드 티 파티’라 적힌 큼지막한 제목을 보아하니, 할로윈을 떠오르게 하는 초대장은 학생들의 흥분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했었다.
그리고, 당일 날에는 수업이 모두 끝나고 난 뒤에 학교에서 랜덤으로 지급한 코스튬을 입고 6시까지 강당으로 모이는 게 지금까지 초대장에 쓰여 있던 스케줄이었다. 그 다음 스케줄은 학생들에게 비밀로 해서, 선생님들에게 물어봐도 웃으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어쨌든, 할로윈 파티로만 알고 있는 학생들은 기대 반 불안 반인 심정으로 과자를 먹으며 파티가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거 먹어 볼 사람!”
“이게 뭔데?”
“무슨 맛인지 모르는 초콜릿! 참고로 나는 와사비맛 걸려서 울고 왔어.”
어쩐지 요루미의 눈가가 촉촉하고 붉었다. 토모치카와 하루카는 최대한 고민한 후에 하나를 집었고, 오토야는 마지막 남은 하나를 집어 입으로 넣었다.
“쇼쨩도 와사비가 걸려서 같이 손잡고 울다왔어. 다른 애들도 다 울고 있던데.... 아몬드가 들어간 것도 있다고 했었는데, 왠지 정상적인 건 없는 것 같은 기분이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초콜릿을 먹은 세 명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저런..... 심지어 하루카는 얼굴이 빨개졌다. 물을 찾는 듯 한 다급한 손길에 사과 주스를 내밀었다. 요루미는 아몬드가 들어간 초콜릿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정상적인 것도 없을 거다.

그 예상은 맞아들었다. 누가 할로윈 데이에 공포 체험을 하냐고 물어보면, 요루미는 손을 들어 말할 자신이 있었다. —요루미는 이런 걸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했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건만, 그 준비는 사실 필요 없었는지 들어가서 나올 때 까지 비명만 지르고 나왔다. 2인1조로 들어가 파트너인 친구가 거의 끌고 간 거나 다름이 없었다.

어쨌든, 요루미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학교에서 지급된 좋은 코스튬이나 귀신의 집 뺨치는 —물론 무서워서 좀 죽을 것 같긴 했었지만— 공포체험이 아니라 그날 밤, 기숙사로 돌아와 방 정리를 하는 사이에 토모치카가 보낸 어마어마한 양의 사진들이었다.
⌜단체사진 보내줄게!⌟
A클래스의 단체 채팅방에 같이 찍은 사진들이 우수수 올라왔다. 파티가 시작할 때부터 셔터를 열심히 누르던 토모치카는 같은 반 친구들과 한명한명 모두 다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반 전체가 나온 사진부터 몇 명이서 모여 찍은 사진, 담임 선생님인 링고와 함께 찍은 사진 등 휴대전화의 알람이 쉬지 않고 울렸다. 받은 사진을 보던 중, 요루미는 자신의 단독 사진이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 사진은 왜 여기다 보내⌟
⌜엇, 정말이네⌟
⌜정말이네 가 뭐야⌟
⌜www 이미 보냈으니까 그냥 다들 소장하는 걸로 하자⌟
⌜전조 ㅇ ㅏ 요⌟
⌜나도 좋아!⌟
본인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하는(?) 클래스 메이트들의 태도에 헛웃음이 나왔긴 했지만 사진이 생각보다 괜찮게 나온 것 같아 별 신경 쓰지 않기로 했었다.






*




잇토키 오토야는 잠들기 전, 휴대전화 앨범을 정리하다가 반가운 사진을 마주하였다. 사오토메 학원에 다닐 때 학원에서 한 할로윈 파티 때의 사진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많았다. 잠깐 추억에 잠기다가 그는 어느 사진에서 환하게 웃었다. 하늘색 원피스와 하늘색 리본으로 묶은 머리, 그리고 지금보다 더 앳된 얼굴을 보니 귀여워 절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이 때가 이렇게 귀여웠었나. 사진을 보니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두 번째로 잡은 손이었다. 공포체험을 하러 들어가서 얼마 걷지도 않았을 때 요루미가 같이 가자며 먼저 손을 잡아왔다.
‘같이가아....... 나 진짜.... 죽어.....’
뭐가 자꾸 죽는다는 건지, 무서워서 아무말을 해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손을 잡을 수 있는 건 좋았다. 그리고 어떻게 끝까지 나왔더라? 제 일이지만 무서워서인지 떨려서인지 기억이 도통 나지 않았다. 그 뒤엔 입고 있던 옷으로 덮어준 것도 기억이 나는데. 아, 여기에 그 사진도 있구나. 오토야는 떠오르는 기억에 그 감정을 곱씹었다. 너무나도 소중한 것들을 떠올리며, 너도 나도 좋은 꿈을 꿀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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