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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도우미 봇 (@YourMuseBot )의 AU 리스트에서 있던(?) ‘내 개가 댁 고양이를 쫓는 바람에 고양이가 나무에 올라갔는데 댁한텐 고소공포증이 있다니 이거 할 수 없지 내가 올라가야겠네’ AU 입니다...
* 설정이 다릅니다. 트위터 투표로 아이돌 잇토키 오토야와 대학생(무용과) 에이사카 요루미 입니다.
나무 위로 올라간 고양이와 그 여자
오전 11시가 조금 지난 시간, 몸에 닿는 공기는 분명 차가울지라도 머리 위로 내리는 햇살은 따뜻하다. 졸려. 나른한 몸과 정신에 마침 딱 맞게 하품이 나온다. 입 안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에 목이 허 하다. 방학인데도 늦잠을 자지 못 한 이유는 제 발치에 있는 작은 강아지 때문이었다. 이른 아침, 그러니까 한창 잠에 빠져있을 시간에, 그 강아지는 요루미가 덮은 이불 위로 올라가 귀찮게 굴었다. 이불 위에서 폴짝 뛰는 건 기본에 얼굴을 핥고 머리카락을 입으로 물고 당기고 ..... 어쨌든, 결국 그녀는 잠에서 깨버렸다. 얼굴과 머리카락의 끝자락이 축축한 채 였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던 그녀는 머리 속으로 일정을 생각했다. 일찍 일어났는데, 뭐하지? 약속은 없었다. 그렇다고 딱히 할 것도 없었고. 청소는 어제 죽도록 했었다.
“뭐하지? ..... 정말 뭐 하지?”
동기들은 본가에 잠깐 갔다 온다고 했었나, 몇 명은 다음 주 수업 전 까지 푹 쉰다고 했었다. 요루미는 후자였다. 본가의 부모님은, 마침 요루미가 종강하는 주에 해외로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요루미에게 온 것은 본가의 강아지 한 마리였다. 작은 강아지는 그녀를 보곤 반가운지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폴짝거렸다. 불과 이틀 전의 일이었다. 그리고 그 강아지는 지금, 가장 좋아하는 인형을 물어뜯고 있었다.
장 볼 거리는 없고, 학교는 갈 일이 전혀 없고, 밖으로 나갈 일은 더더욱 없다. 그렇지만 나가고는 싶었다. 바깥공기가 좀 그립다.
“산책이라도 할까?”
그저 중얼거린 말이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다다다, 하고 뭔가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아, 맞다. 그제야 제가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산책’은 이 작은 강아지가 있을 때면 금지어로 통했다. 산책이란 말에 흥분한 작은 강아지는 낑낑 소리를 내며 그녀의 앞에서 뱅글뱅글 돌다가 어디서 가져온 건지 하늘색 목줄을 입에 물고 왔다. 반짝이는 눈과 힘차게 흔들리는 꼬리.
결국 그녀는 두 손 두 발을 들었다.
*
밖으로 나온 강아지는 천방지축이다. 모든 강아지에게 적용되는 말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강아지들에게는 적용되는 말 일 것이다. 함께 밖으로 나온 그녀의 강아지는 그녀를 끌고 다녔다. 몸집은 쬐그만데 힘은 장사야, 아주. 분명 힘으로 끌어당기고 있음에도 그녀는 작은 강아지에게 거의 끌려 다니는 셈이었다.
한참을 행복하게 다니던 작은 강아지는 어느 쪽을 보곤 짖어대기 시작했다. 영문을 모르는 요루미는 그녀의 강아지의 시선을 따라 눈을 옮겼다. 담장 위, 하얀색과 구운 치즈색이 조화롭게 섞인 ... 고양이였다! 고양이는 흔히 말하는 식빵을 굽고 있는 자세였다. 쏟아지는 햇빛이 나른한지 두 눈을 스르르 감고 있었다. 앗, 귀여워! 귀여운 생물을 보면 사진을 찍으려는 것은 현대 인간의 본능이었다. 휴대전화를 찾아 주머니에 손을 넣은 사이, 그녀의 작은 강아지는 담장 위로 힘껏 짖어대었다. 고양이에게 내려오라고 말 하는 걸까. 짧은 생각을 하는 사이에 그 고양이는 사뿐하게 바닥으로 내려왔다. 그와 동시에 요루미의 작은 강아지가 고양이에게 뛰어들었고, 고양이는 예측이라도 했던 것인지 빠르게 도망갔다. 그리고 그 뒤를 쫓는 건 ....
“ ... ?! 어, 어디로 가는거야 ...!”
순식간에 눈앞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담장 위의 고양이가 내려왔고, 우리집 강아지가 귀찮게 하고, 고양이는 도망가고, 그 뒤를 쫓는 건 우리집 개 ...... 목줄은 바람에 날리듯 빠져나갔다. 미처 잡을 틈도 없었다. 시야에서 두 동물이 사라진 것을 알아챈 그녀는 그제서야 허둥지둥 움직이기 시작했다.
*
동네 이곳저곳을 뒤져 두 마리의 동물을 겨우 찾아내었다. 나무 아래에서 두 다리로 서 있는 그녀의 강아지와, 그런 강아지가 못 미더운지 나무 위로 올라간 치즈색의 고양이는 하악질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고양이의 행동에 그녀는 움찔했다.
“알겠어… 진짜, 나는 얘만 데려가니까… 하악질 그만해주면 안 돼? 이거 봐! 나 진짜 얘 데려가!”
고양이에게 통할리가 없는 말을 계속 뱉었다. 그녀는 하늘색 목줄을 잡아 흔들어보였다. 그럼에도 고양이는 하악질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작은 강아지는 낑낑거리며 그녀와 나무 위의 고양이를 번갈아보며 쳐다 볼 뿐이다.
“치즈!”
맞은편에서 왠 남자가 나무 위를 쳐다보며 헐레벌떡 다가왔다. 주인인가보다. 안절부절 하던 남자는 뒤늦게서야 그의 앞에 요루미가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아, 저기…. “
“저 고양이 키우시는 분이세요?”
“네? 네…”
“죄송해요. 저희 집 강아지가 고양이를 보고 쫓아가서…. 고양이가 도망친 곳이 나무 위가 돼버렸어요.”
“아,아니요… 괜찮아요. 그보다도, ….이렇게 된 이상 부탁드리는 게 좋을지도…”
“네?”
남자는 나무 위를 한 번, 요루미의 얼굴을 한 번, 쳐다보았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녀의 작은 강아지는 혀를 내밀고 헥헥거리고 있었다. 꼬리는 여전히힘차게 흔들고 있었다.
“저기! 그러니까 …. 저희 집 고양이를 구해주세요…!”
“ …?”
“저,저는 나무 위로 올라가지못해요! ... 고소 공포증이 있어서 … 그래서 그런데 혹시.... 대신 올라가 주실 수 있으신가요?”
제가요?”
“네! .... 안, 되는 건가요?”
남자는 제 동그란 눈으로 요루미의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으아, 저런 눈빛에는 약해지는데! 요루미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반려묘는 키우지 않지만, 비슷한 예로 요루미의 작은 강아지가 위험 ㅡ 나름 위험이라고 생각했다.ㅡ에 쳐했다고 생각해보자. 누구든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불안할 것이다. 거기다가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쳐다보는 게 다라고하면, 누구든 눈 앞의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것이다. 그녀 역시 그럴 것이고. 짧게 생각을 마친 요루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남자는 울상이던 표정이 조금이나마 나아졌다.
치마를 입고오지 않은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 고양이가 있는 나뭇가지까지는 겨우 올라갔으나, 그 다음이 문제였다. 고양이를 잡고 내려가는 일이, 그녀에게는 고난이었다. 어릴 때, 나무를 탄 기억은 있었는데 …. 나, 어떻게 내려왔었지? 이리저리 생각을 해보아도 떠오르지 않는다. 내려가는 건 후에 생각하자.
그녀는 고양이와 눈높이를 맞췄다. 고양이는 겁을 먹은건지 몸을 한껏 부풀렸다. 그 모습에 요루미는 작게 웃음이 났다. 하나도 안 무서워. 그녀는 조심스레 고양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전히 경계를 풀지않은 고양이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
이상하다. 분명 떨어진건데…. 나무 위에서 무사히 고양이를 잡은 요루미였지만, 발을 헛디뎌 그만 떨어지고 말았다. 이상한 것은, 분명 와야 할 충격이 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녀는 꼭 감았던 눈을 살며시 떴다.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포근한 색의 치즈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었다. 애옹. 잔뜩 심술이 난 목소리다. 그리고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으세요? 그, 다친 곳이라던가. 그런 곳은 …”
“애옹!!!“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고양이는 소리를 지르며달아나려고 했지만 남자가 더 빨랐다. 두 손으로 제 고양이를 잡은 남자는 곤란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 ….. 저, 제가 일어날 수 있을까요…?”
일어나? 그녀는 잠깐 멍하니 그를 쳐다만 볼 뿐이었다. 그리고 보니, 남자는 아래에 누워 버둥거리는 고양이를 두 손으로 잡고 있었고, 요루미는 그 위에 ….
“헉! 죄,죄송합니다 !!!!”
그제야 상태를 파악한 요루미는 놀라 남자의 몸 위에서 빠르게 일어났다. 그는 그제서야 몸을 일으켰다.
“ …. 그 쪽이야 말로, 다친 곳은 없어요? 아픈 곳도 없어요?”
“네! 아픈 곳은 없으니까 걱정 마세요. 그보다, 저희 치즈를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걸 구했다고 해야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루미는 남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치즈는 … 남자의 머리 위에 올라가 하악질을 하고 있었다. 원인은 요루미의 작은 강아지였다. 고양이를 보고 넘치는 반가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또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안 돼. 치즈가 싫어하잖아.”
그녀의 말을 이해하기라도 했나. 그 작은 강아지는 낑낑거리며 애처롭게 고양이가 있는 곳을 쳐다볼 뿐이다.
끝날 줄 알았던 인연은 이제 시작이었다.
*
실습실─무용실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대부분 실습실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의 문을 여니 꽤나 후끈한 공기가 빠르게 달려 나온다. 신발장에는 먼저 온 학생들의 신발들이 꽉 채워져 간다. 조금만 늦었으면 신발장에 넣지 못할 뻔 했다. 그냥 바닥에 뒀다가 학생들의 발에 밟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인원은 이만큼이면서 신발장은 왜 코딱지만큼이람. 속으로 투덜거리며 자리를 찾아갔다. 동기인 히나타는 이른 아침부터 다리를 일자로 찢곤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있었다.
“피곤한 아침.... 와.... 정말 볼 때마다 놀랍다.... 아침부터 그게 되다니....”
“안녕! 좋은 아침! 오늘도 도와줄까?”
“응. 조금만.”
곧바로 히나타의 옆에 앉아 요루미 역시 다리를 일자로 찢었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아프지도 않고 오히려 개운하다.
“누른다? 하나, 둘 ~”
천천히 고개를 숙이다가 히나타의 손이 요루미의 등을 꾸욱, 누른다. 아,아파!! 요루미의 외침에도 그녀는 웃으면서 손바닥에 힘을 싣는다. 발끝부터 발바닥, 종아리, 그리고 무릎 뒤가 찌릿하다. 진짜!! 아파!! 눈에 눈물이 맺히기 직전에 히나타는 손바닥을 떼어내었다. 요루미는 그대로 엎드렸다.
“앗, 오토양이 오늘도 힘내라고 트윗했어! 헉, ...!!! ....아.... 오늘도 아파트를 뿌순다.... 너도 볼래....? 우리 오토양의 귀여움을...?”
“안 봐. 너나 실컷 봐....”
히나타가 말하는, 저 오토양이란 사람은 아이돌이었다. 그녀는 그 아이돌에게 한창 빠져 있었다. 그런게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가도 본인의 취향이니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눈을 감고 있으니 잠이 오는 것 같기도 하다. 손등의 상처가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자기 전에 약을 바르고 잤는데도, 아직은 조금 욱씬거린다. 그 사람은 괜찮을까. 아무리 요루미가 체중관리를 해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가볍기는 해도, 꽤 높이가 있는 나무 위에서 떨어져 충격이 있을 법도 한데, 남자는 괜찮다고만 했었다. 허리나 등, 허리 …. 남자는 허리가 중요한데….. ,가 아니라 다치면 곤란해지니까. 요루미는 쓸데없는 생각을 구겨 넣었다. 마침 휴대전화의 알림음이 들렸다. 전화기의 액정을 확인한 요루미의 눈이 동그래졌다.
「죄송합니다! 어제 오후에는 일이 있어서 미처 연락을 못 드렸어요. 손등의 상처는 괜찮아요? 」
어제 그 남자다! 요루미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몰라서, 나중에 아플지도 모르니까 메일 주소를 주고 왔었는데 밤중에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가 이른 아침이 되어서야 메일 한 통이 왔다. 딱히 메일이라던가, 다른 연락은 기다린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기쁜지.
「네. 괜찮아요! 그 쪽도 괜찮으세요? 어디 아픈 곳은 없으세요?」
「다행히도, 없어요! 」
답 메일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답장은 바로 왔다. 또 뭐라고 말하지? ...생각해보니 더 이상은 할 말이 없었다. 고양이의 상태를 묻자니 고양이가 다친 것도 아니고, 그 남자는 괜찮다고 했고 …
“요루쨩! 뭐해? 강사님 들어 오셨어!”
“벌써?!”
그녀는 급히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메일창이 띄워졌던 액정은 시간이 지나자 홀로 꺼졌다.
*
“..... 자나?”
처음 보냈을 땐 바로 답장이 왔었는데. 오토야는 어제 그 여자의 얼굴을 떠올렸다. 한여름에 핀 해바라기와 같은 머리카락에 그와 다르게 새까만 눈. 머쓱해서 웃었을텐데도 웃는 얼굴이 참 예뻤다.
“기다리는 연락이라도 있나? 잇토키, 계속 전화기를 보고 있군.”
“그,그런 건 아니야! 그냥….. 신경이 쓰여서….”
“ …? 휴대전화가 신경 쓰인다는 말인가?”
“그것도 아니야…”
잇토키 오토야는 한숨을 푹 쉬며 소파 팔걸이에 제 얼굴을 묻었다. 그의 친구, 히지리카와 마사토는 조용하게 읽고있던 책의 페이지를 넘겼다.
여자와의 인연은 묘하게도, 고양이가 이어준 인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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